많은 사람들이 마치 거기에는 하나의 분명한 <지침>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것은 없다.
그건 마치 섹스에는 한가지 방법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 만큼이나 멍청한 짓이다.
그러나 우린 그런 절대적인 지침 같은 게 있었으면 하고
이것저것 영어공부법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가 된다.
여기에 실망하고 저기에 절망하고 결국 포기한다.
얼마전 책을 읽다가
They are very much in love.
라는 문장을 보고 아연해졌다.
쟤네들은 정말 서로를 사랑해. 라는 문장을 주고 영어로 표현해 보라고 했을 때
과연 몇 명이나 저 문장을 머리에 떠올릴까.
저 문장이 <정답이라서가 아니라> 너무나 쉽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저기 있는 단어들을 아주 어린 시절에 이미 알고 있음에도 저 표현을 떠올릴 수 없었다.
영어를 못하는 이유가 단어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얼마 되지도 않거니와
(어떤 조사에 따르면 3,000자 많아야 6,000자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대개가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다.)
사실 어려운 단어의 경우 <영어의 문제라기 보다는 지식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오컴의 면도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Okham's razor라는 단어를 본다고 한들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따라서 CNN뉴스나 영자 신문을 보고 영어를 공부하는 일은
모두에게 권할만한 방법은 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언어 공부 + 지식 공부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언어를 배우는 사람에게 이중의 고통(원치도 않는 경제,정치 지식 따위를 머리에 집어넣어야 하는)을
안겨준다.
사실 영어를 잘한다고 하는 강사들이 만들어야 할 것은 공부법이 아니라
정말 좋은 <교재>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원어민이라고 하지만 난 이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좀 차별적인 인상도 있고)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을 중심으로 한 표현들이 실린 교재 말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정말 재밌었다고 말하고 싶을 때
That movie is interesting!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단어의 원래 자리를 잡아주고
진짜 그림을 돌려주는 것이다.
(interesting은 이런 경우에 쓸 수 없다. 어떤 특정한 상황, 단어 따위가 나의 관심을 끌 때
그 특정한 상황을 콕 찝어가리키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말을 들은 사람은 반드시 요렇게 묻게 되어있다.
Interesting what? 이럴 땐 That movie is so moving이나 That movie is so touching 따위를 써야 한다.
만약 이때 아직도 impressive따위의 단어가 떠오른다면 당신은 직선을 놔두고 빙 둘러 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처음에 예로 든 문장의 경우도
They love each other very much
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의 표현은 쓸 수는 있지만 자주 쓰진 않는다.
오히려 처음에 예로 든 문장을 더 많이 사용한다.
왤까?
단순하다. 그편이 더 쉽기 때문이다.
love라는 말을 동사로 쓰기 보다
말을 붙여가듯이
they are
+ very much
+ in love
라고 하는 편이 더 쉽다. 적어도 영어의 구조 안에서는.
예를 들면
" 그 사람은 이십대야 " 라고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He is in his 20s.
라고 하면 끝.
"그 사람 빨간 옷을 입었어?" 라고 하면?
He is in red.
뭔가 느껴지시는가? 그렇다.
우리가 이미 다안다고 생각하고 무시했던 be동사가 무지막지 하게 쓰인다. 왜?
가장 단순하고 가장 강력하니까.
우리가 보던 교재에는(요새는 모르겠다. 내가 보던 교재라 함은 대략 십수년전의 것이다.)
I am a boy. You are a girl.
같은 문장이 1번으로 나왔다.
그래서 무시하게 된다. be동사 따위는 영어초보자가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They are very much in love
같은 문장을 놓치게 된다. 별거 아닌 문장이라고 생각하고 보고도 그냥 보아 넘긴다.
좀더 어려운 문장 복잡한 구조를 찾아 헤매는 탐험가가 된다.
그러나 저렇게 쉬운 표현이 당신의 입에서 한 번이라도 나온 적이 있는지?
빅뱅이론에서 쉘든에게 넌 미쳤어,라고 말하면 언제나 그가 하는 말이 있다.
I'm not crazy. My mother had me tested!
(또는 My mother had tested me로도 쓴다 같은 의미다. 물론 had me tested쪽이 더 자주 쓰인다 왜냐고?
be동사와 같은 이유다. 뒤에 단어를 갖다 붙여 말을 만드는 영어의 구조상 그게 더 편하기 때문에.)
이 문장만 보아도 소위 had+pp의 의미가 단박에 들어온다.
이미 엄마가 날 테스트했던 경험이 있기에 나는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My mother tested me.라고 하면 다른 의미가 된다. 우리는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위 문장이 알려주는 것은 그냥 테스트 해봤다는 과거의 어떤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것 뿐이다.
저 뒤에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다라던가 하는 말이 나와야 한다.
사실 과거분사니 현재분사니 하는 어려운 말로(벌써 용어부터가 질리게 생겼다)
저런 쉬운 표현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문법책은 장담하건대 다 갖다 버려도 좋다.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영어(아니면 자신이 배우는 외국어 아니면 모국어)적인 표현을 익혀나가면
어느새 그 언어와 가까워진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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